420장애인차별철폐경주공동투쟁단은 020. 4. 20(월) 오후 2시, 경주시청 앞에서 경주지역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현안 해결과 근본적인 탈시설 정책 추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공투단)은 매년 4월 20일은 정부가 만든 ‘장애인의 날’은 1년 365일 중 단 하루를 기념하며 동정과 시혜를 베푸는 ‘장애인의 날’로 변질되어 장애인에 대한 무수한 차별을 은폐하는 날로 기능해 왔다.

이에 공투단은 기만적인 ‘장애인의 날’을 단호히 거부하고, 4월 20일을 모든 차별에 맞서 싸워나가는‘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선언하고, 지난 4월 20일(월) 오후 2시, 경주시청 앞에서 ‘2020 경주지역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지역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현안 해결과 근본적인 탈시설 정책 추진을 촉구 했다.

또한 공투단은 경주는 지난 2008년 시설 ‘경주푸른마을’시설 장애인 청소년 의문사 사건을 시작으로, 수년째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및 비리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2014년에는 사회복지법인 상록수 산하 시설의 거주인 방임과 입소보증금 착복, 2017년에는 경주푸른마을 거주인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사망·다단계 범죄 추가 발생, 그리고 지난해 혜강행복한집 거주인 폭행과 비리 문제에 이르기까지, 5개의 시설 중 3곳에서 심각한 인권유린 사건이 발생했다.

6. 그러나 경주시는 범죄시설 중 시설이 폐쇄되거나, 운영법인 설립허가가 취소되거나, 이사진이 해임되는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경주시는 인권유린 문제로 논란이 커지자, 일부 시설의 책임자들이 사퇴하며 꼬리를 잘랐을 뿐이다.

이에 공투단은 범죄시설에 대한 시설폐쇄 행정처분과 더불어, 장애를 가진 시민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근본적인‘탈시설·자립생활’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기자회견문

-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이하며 -

경주시는 단 한 사람도 시설로 격리되지 않는

근본적인 탈시설·자립생활 정책 수립하라

4월 20일 오늘은 정부가 정한 ‘장애인의 날’이다. UN이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지정하고, 이듬해 전두환 정권이 ‘복지국가 건설’을 내세우며 장애인의 날이 탄생했다. 4월 20일이면 해마다 국가와 정부 주도의 기념식이 진행되고, 각종 전시성 행사도 넘쳐난다. 그러나 장애인의 날은 1년에 단 하루를 기념하며 정작 장애인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사회구조에 대해 침묵했다. 이에 우리는 기만적인 ‘장애인의 날’을 단호히 거부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당당한 권리 쟁취를 위해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선언한다.

장애인의 날의 본질이 시혜와 동정이듯, 장애인은 여전히 동료 시민의 자리가 아닌 미담의 ‘대상’으로만 불리고 있다. 명절이면 정치인들의 장애인시설 위문 소식이 들려오고,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 사태가 일면서 코호트 격리된 시설에 각종 후원행렬도 이어졌다. 자가격리된 독거 장애인에 대한 긴급구호 소식도 곳곳에 등장했다. 그러나 왜 그 많은 장애인들이 시설에 수용되어 살아가는지, 자가격리가 곧 생활고와 고립으로 이어지는지, 오로지 가족에게만 전가된 돌봄 책임이 장애인 가정에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에 대해 사회는 주목하지 않았다.

보호와 사랑, 봉사의 이면에는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구조를 강화하고 현실을 은폐하는 모순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수용시설’이 있다. 사회는 보호라는 명분으로 개인의 삶을 구속하고 시설에 격리하는 정책을 여전히 ‘복지’라 말한다. 차별적인 수용정책을 용인하고 강화해 온 결과, 무수한 시민들이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하고 시설로 추방되고 있다.

경주지역은 어떤가? 10년 넘게 장애인시설 의문사 사건과 정신병원 강제입원, 폭행,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5개의 시설 중 벌써 3곳에서 심각한 인권유린이 드러났다. 그러나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일부 가해자의 책임으로 다뤄질 뿐, 여전히 시설은 건재하다. 이에 우리는 범죄시설 폐쇄와 근본적인 탈시설 정책을 요구하며 끈질기게 싸웠다. 지난 수년간의 요구 끝에, 지난 2월 경주시는 시민사회과 공식적인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고, 장애인시설 전수조사를 약속했다.

이에 우리는 경주시가 시민사회와 약속한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경주시는 범죄시설 폐쇄하고 거주인 탈시설·자립지원 대책 수립하라!

하나. 경주시는 장애인시설 전수조사 추경예산 확보하고, 인권단체가 참여하는 전수조사 실시하라!

하나. 경주시는 장애인 탈시설 자립샐활 권리보장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하라!

하나. 경주시는 사회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보장 및 대응대책을 수립하라!

끝으로 4월 20일을 맞이하여 지역사회에 제안한다. 더이상 장애인을 가두는 것을 ‘복지’라 부르지 말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지역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자. 우리는 지역사회와 함께, 단 한 사람도 시설로 격리되지 않는 완전한 탈시설 권리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0년 4월 20일

2020 경주지역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선포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