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사무처장 김준연 진도 세월호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 20일이 지났다. 이제 기적을 바랄 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슬프다.
시험기간이라 일찍 귀가하는 거리의 학생들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다시 엄습해 온다.
무엇이 이 꽃다운 청춘을 차가운 물 속에 수장 하였는가? 한마디로 탐욕이 부른 국가의 총체적 부실이다. 세상의 중심이 인간이 아니라 돈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급속한 산업경제의 발전 속에서 홍익인간의 사상적 중심은 무너지고, 오직 권력도, 정의도, 돈에서 나온다는 금전만능 사상이 오늘의 기형화된 국가를 만들고 있다.
선진국에 진입하려는 나라가, 가진 자는 더 많은 부를 누리기 위해 정부와 행정관료에 기생하여 온갖 부정을 동원하고, 심지어 가지지 못한 자의 목숨까지 요구하고 있다.
온 나라가 총체적 국난으로 안전대책 수립에 골몰하고, 지방선거후보자는 안정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여전히 구멍 뚫린 사회 안전망이 걱정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주인아주머니께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월세가 든 현금 봉투를 남기고 동반 자살한 세 모녀의 안타까운 사연이 잊힐까 걱정이다.
최근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이 잇따르자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이끌어 내기엔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금도 부족한 사회복지 예산 탓에 도움을 받지 못한 서민들이 빈곤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20위를 기록했으나, 세계 자살률 1위, OECD 회원국 중 GDP 대비 사회복지비용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 중에서 제도가 정해 놓은 자격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를 원망하면서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나마 있는 사람은 이민이라도 생각하지만 가지지 못한 사람은 이마저도 꿈이다.
지원이 시급한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서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제도 개편이 더욱 절실하다.
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복지단체가 아닌 수혜자의 안방에까지 직접 전달하는 복지전달체계의 마련이 참 복지 실현을 위한 사회복지 안전망 구축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복지제도’라는 곳간을 칼과 방패로 무장한 사람이 아니라 쌀바가지와 쌀푸대를 든 문지기가 지켜주길 원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