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환 소방방재청장

최근 잇따른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고, 대통령 선거, 연말연시 등 사회적·인위적 요인에 의해 자칫 대형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가고 있다.

지난 3년간 겨울철 기간 중 하루 평균 136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1명이 사망하거나 5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나 화재예방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해 전체화재 중 겨울철 화재가 36.5%를 차지했고 1,025억원의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방재청은 겨울철 기간 중 화재와 같은 각종 재난 및 안전사고가 없는 안전한 겨울철을 국민들이 보낼 수 있도록 화재취약시설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감시를 위해 현장 총출동령을 발령했다. 시·도별 소방본부장·소방서장 전 간부들이 금년 12월말까지 현장 밀착형 예방지도와 홍보를 독려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달을 ‘비상구 안전관리 대국민 집중 홍보 및 계도기간’으로 정하여 공익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비상구 안전관리가 고질적으로 소홀한 업소와 취약시설에 대해서 강력한 행정조치로 입건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비상구는 ‘생명의 통로’ 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물의 방치·적치가 빈번하며 비상구폐쇄가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이뤄져 간접 살인행위를 일으키는 장본인이 되고 있다. 관 주도의 단속만으로는 비상구 잠금 행위나 물건적치 행위를 적발하는데 한계가 있다. 업주들의 적극적인 비상구 안전관리 동참이 필요하다.

특히 전기히터·스토브로 인한 화재의 절반이상이 겨울철에 몰려 있어 동절기 각종 전기화재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더욱이 대중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은 전기 설비 노후·불량과 안전의식 미흡의 요인으로 인해 화재 발생 위험이 매우 크다.

겨울철 화재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화재는 내 주변에서, 나로 인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부터 가져야 한다.

우선 화재예방 안전점검부터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기름이나 가스가 새는 곳은 없는지, 불에 잘 탈 수 있는 물질은 밀봉되고 환기가 잘 되는 곳에 보관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화재의 경우 소방차량 출동이 지연돼 5분 이상 경과한다면 피해는 급격히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2차 연소 확대로 인해 인접 건물까지 불이 번져 해당지역 전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국민들은 ‘소방출동로=생명도로’라는 안전의식을 갖고 스스로 ‘소방차 길터주기 운동’에 적극 협조해 주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한 겨울철을 보낼 수 있도록 모든 소방방재 행정력을 집중시킬 것이다. 우선 유동인구가 많고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대규모 유통시설, 다중이용시설과 전통재래시장, 문화재시설, 요양원 등 대형화재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화재예방 활동을 실시할 것이다.

특히 기온 급강하 시 전통시장 전기· 화기취급시설을 단속하고 계도하며 소방차·119구급대를 전진배치 하는 등 화재취약시설 예방활동을 강화 할 것이다. 소방관들도 화재 대응능력을 배양하며 과학적인 소방장비를 도입하고 출동시스템을 최적화하여 화재 발생시 신속하고 정확한 진압활동으로 국민의 피해를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주 경기도 용인에 있는 노유자 시설을 다녀왔다. 노유자시설의 경우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여 화재 재난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렵다. 최근 서울 행당동에서 1급 중증장애인이 화재가 발생, 119로 화재신고를 했지만 거동이 불편해 대피하지 못해 사망했고 파주에선 남매가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를 마시고 누나는 사망하고 장애인 남동생은 뇌사상태에 빠진 정말 안타까운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화재에 쉽게 노출되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가슴이 무너진다.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 등 화재에 취약한 계층에 대한 겨울철 화재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다. 관계자들의 사전 안전의식과 신속한 초기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폭설이 예상된다. 이럴수록 화재는 늘어날 것이 뻔하다. 한 순간의 방심이 내 가족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 간다. 무엇보다도 ‘화재 예방은 나로부터’ 란 인식하에 실천하여 우리 모두가 화재 없는 포근하고 따스한 겨울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2.11.26 이기환 소방방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