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청도군 출신 자강(慈岡) 박광해 서예가가 청도군장애인복지관에서 4월 19일부터 24일까지 엿새 동안의 일정으로 생애 첫 개인전의 막을 올렸다.
이번 개인전은 어렸을 때부터 소아마비를 앓아 하반신 장애를 가진 자강 박광해 작가가 순전히 사비를 들여 그동안 준비해 온 작품 120여 점을 전시한다.
자강 선생의 개인전에는 주로 가슴에 와닿는 어록이나 채근담, 명언, 당시, 한시 등을 담아낸 작품들이 선보이는데, 작가는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한글로 별도 표기하여 이해가 쉽게 했다.
전시장에는 실내를 가득 채운 100여 점의 많은 작품에 놀라고, 불편한 몸으로 한 자 한 자 혼으로 빚어냈을 것만 같은 글자들의 자태에서 묵향이 묻어나는 듯 자강 선생의 서예에 대한 열정과 작가만의 예술 세계가 한껏 느껴진다.
전국에서 열리는 서예 공모전과 초대작가로 활동해 오고 있는 자강 박광해 선생은 대한민국장애인미술대전 전시회와 한국서도대전 등 전국 서예대전은 물론이고 한•중 교류전 등의 초대작가로 대상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한시 권(卷) 100m” 대작은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힘든 시기에 한복 더위가 시작되든 7월부터 불편한 몸으로 하루 12시간 작품에 매달려 약 3만 자에 달하는 당시 200수와 한시 300수 그리고 삽화를 붓끝으로 화폭에 담아 30여 일에 걸친 작품 활동과 60일간의 제작 기간을 마치고 완성한 작품으로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위해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두루마리 화선지를 중국 상하이에서 직접 구해 작품을 시작했고, 작품을 어렵게 마쳤으나, 표구도 국내에서 작업할 곳이 없어 중국으로 작품을 다시 보내 두 달 만에 완성한 작품을 비행기로 이송해 왔다고 한다.
이외에도 중증장애인인 그가 써 내려간 작품들을 보면 우리가 가진 오만과 편견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자강 선생은 인사말에서 “저란 사람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한학과 서예 공부 뿐이었고, 휼륭한 선생님 밑에서 공부를 못배운 것이 한이 됩니다. 불편한 몸으로 한번도 일어나 본적이 없고,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오직 방바닥에 모포한장 깔고 엎드려서 공부해온 세월이 50년입니다. 그동안 간절히 소원했던 개인전을 오늘에야 가지게 된 것이 영광입니다. 도와주신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라는 인사를 남겼다.
이날 전시를 둘러본 한 친구분은 “늘 옆에서 보면서도 이렇게 많은 작품을 쓴것에 놀랍고 자란스럽습니다. 알게 모르게 고생해온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다 납니다.”라고 했다.